‘반보기’ 

  ‘양쪽 집안의 중간 위치에서 만나본다’, ‘하루해의 절반 나절만 만난다’는 두 가지 뜻에서 기원된 이 예쁜 우리말은 주로 중부 이남지방 농촌에서 행해지던 조금은 특별한 풍습을 가리킵니다. 부녀자들의 외출이 자유롭지 못하고 출가외인의 법도를 중요시 했던 전통 유교사회에서 시집간 딸과 친정의 모친이나 가족이 양가 마을의 중간쯤에서 만나 그리움과 정담을 나누던…. 

  친정으로 가지 않아 시댁 가사에 큰 지장을 주지 않으면서도 친정에 드릴 정받이 음식은 장만하지 않아도 되고 그냥 당일로 다녀올 수 있어서 피차 편리했던 이 반보기 풍속, 요즘 세태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것이겠죠?

  사랑하는 형제, 자매들이여!

  그런데 생각해 보면 주님과 우리와의 만남도 ‘반보기’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이미 헤아릴 수 없을 만큼 까마득한 길을 사랑 때문에 찾아오신 주님을 우리도 갈 수 있을 만큼 다가가 맞이하는….

  “그분은 자기의 땅에 오셨으나 그의 백성들은 그분을 영접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누구든지 그분을 영접하는 사람들, 그분의 이름을 믿는 사람들에게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자격을 주셨습니다.”(요 1:11∼12/쉬운성경)

박 태 남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