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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양칼럼

자기 십자가를 지라

  • 벧엘교회
  • 97.03.23
  • 1,092
'이 세상에는 내가 계획하고 뜻한 바대로 되는 일보다는 그렇지 않은 것이 더 많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을 때 저는 이미 자포자기의 상태에 빠져 있었습니다. 미국 유학 생활 초년기에 밀려오는 외로움과 불확실한 내일에 대한 공포, 거기에 생전 경험치 못했던 노동의 힘겨움까지 겹쳐 좌절감에 허우적대던 저는 신학 공부의 십자가만 내려놓으면 훨씬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그때 저를 다시 주의 종으로 헌신케 한 결정적인 사건이 일어났던 것입니다. 제가 봉사하던 교회에서 김집사라는 분을 만나게 되었고 그의 삶의 간증을 듣게 된 것이 그것이었습니다. 40대 초반의 두 어린 자녀의 아버지였던 집사님은 한 때는 그가 이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사람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며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자녀들의 교육과 잘살아 보겠다는 푸른 꿈에 부풀어 LA로 이민 온 집사님 가정은 얼마 되지 않는 재산을 정리하여 흑인 동네에 작은 구멍가게를 시작했고 힘든 것도 잊고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일을 했습니다. 그러나 가게를 시작한지 불과 몇 달도 되지 않아 그들이 일하던 가게에 권총강도가 들어왔고 피눈물과도 같던 재산을 지키려던 두 내외는 몸싸움 끝에 총상을 당해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김집사님의 상처는 가벼운 것이어서 쉽게 회복되었지만 문제는 총알이 척추를 관통한 부인은 평생 불구의 몸이 된 것이었습니다. 그 사건 후로 부인은 하루 종일 자리에 누워 대소변을 받아 내야 하는 신세가 되었고 집사님은 어린 두 아이와 유일한 수입원인 정 떨어진 가게, 그리고 아내를 함께 돌보느라 정신없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러나 인간에게는 누구에게나 한계가 있는 법입니다. 처음엔 그렇게도 불쌍하고 안쓰럽게만 느껴지던 아내가 힘겨운 생활에 지친 집사님에게 서서히 짐스러워지면서 마침내 '빨리 죽어 줬으면 좋겠다'라고 느낄 만큼 증오스러운 존재가 되었습니다. 죄책감과 좌절감에 자신을 가눌 수 없게된 그는 가장 손쉬운 현실 도피의 길인 타락의 길을 걷기 시작했고 몸과 마음이 철저하게 파괴된 후에야 다시 교회를 찾게 되었습니다. 어느 새벽 만취하여 교회 의자에 쓰러지듯 웅크려 앉은 그는 한없이 울부짖다가 잠이 들었고 꿈 속에서 십자가를 지고 걸어가시는 예수님을 만난 것입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꿈 속의 예수님은 하나의 십자가가 아닌 수십 개, 수백 개가 넘는 십자가를 끌고 가고 있었습니다. 그는 주님이 하도 불쌍해서 그 중 하나라도 나누어지겠노라고 말씀드렸고 주님은 십자가를 골라 보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그는 그의 몸길이 만한 십자가 하나를 골라지고 주님과 함께 걷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놀라운 일이 그에게 일어난 것입니다. 딱딱하고 거칠기만 하던 십자가가 갑자기 따스하고 부드럽게 느껴진 것입니다. 깜짝 놀라 돌아본 그의 어깨 위의 십자가는 어느새 자신의 불쌍한 아내로 변해 있었던 것입니다. 김집사는 놀라서 꿈에서 깨어났고 눈물을 흘리며 자기에게 주어진 십자가를 지지 못한 자신을 용서해 달라고 주님 앞에 회개했습니다. 그리고 그 후로는 불구인 아내를 예수님처럼 잘 보살피고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분의 간증은 제게 들려 오는 주님의 음성과도 같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내려놓으려던 십자가를 다시 지게 되었고 다시는 내려놓지 않겠다고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지금도 가끔 힘들고 어려워 주저앉고 싶을 때면 고마운 집사님이 눈물 고인 눈으로 들려주던 예수님의 말씀을 기억하곤 합니다. "또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좇지 않는 자도 내게 합당치 아니하니라!"(마태복음 10장 38절)

박태남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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